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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코카콜라를 인수한 두 가지 이유

 국내 편의점에서 마시는 코카콜라는 2007년 엘지생건이 인수한 코카콜라음료 주식회사의 제품이다. 코카콜라음료 주식회사는 연매출 1조 2,000억원, 영업익 1,300억(2018년 기준)을 올렸다. 인수 당시인 2007년에는 연매출 4,600억원, 영업손실 70억을 기록했었다. 화장품과 치약 등으로 유명한 엘지생건이 코카콜라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며, 인수 성적표를 보면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기 전에 시장은 의구심도 많았는데, 성공적 M&A하게 된 차석용 부회장의 뇌구조를 들여다 보면 흥미롭다.

 

 

 엘지생건의 M&A 배경은 장기적으로 유기적 성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1993년부터 10여 년 동안 엘지생건의 음료 시장 성적표는 좋지 못 했다. CJ와 달리 엘지생건은 연속적인 실패를 맛 봤다. 맛그린은 이른바 'MSG 무첨가 마케팅'으로 화제성을 일으켰지만, CJ에서 'MSG 없는 조미료는 없다'고 방어를 잘해서 변반 힘도 못 쓰고 끝나버린 것이다. 그 뒤로 레트로트 식품도 하고, 감식초도 만들고, 급기야 음료 시장에도 문을 두르렸다. 마침 아이돌 그룹 HOT가 한창 뜨거울 때라 음료 캔에 HOT 5명의 얼굴을 다 넣어서 판촉했더니 초반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음료는 엄청난 물량을 판매해야 이익이 되는데 그 정도 반짝 매출로는 돈이 남지 않았다. 유기적 성장도 있었지만, M&A를 통한 성장을 고려하게 된 배경이다. 

                                 

 차석용 부회장의 의사결정 과정을 여러 자료 및 정황을 통해 유추해보면, 엘지생건의 글로벌 음료 브랜드 생산 인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LG생활건강 장수 CEO 차 석용 부회장

 

 첫째,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음료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차 부회장이 엘지생건 포트폴리오에 적용한 근거는 '세발자전거론'이다. 생활용품, 화장품만 가지고는 두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 이는 내진설계와 같은 것이다. 음료사업은 화장품 사업과의 매출 보완에도 적합했다. 생활용품은 상대적으로 시기를 덜 타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지만, 화장품은 다르다. 겨울에 비해 여름에는 사람들이 화장을 덜 하기 때문에 화장품 사업은 여름이 비수기다. 지금은 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 자체가 크게 올라 여름에도 사업성이 좋지만 2007년 당시에는 화장품이 연간으로는 흑자여도 여름에는 적자를 보곤 했다. 음료는 거꾸로다. 기존 사업에 음료를 하나 더 얹으면 전체 사업의 계절지수(seasonal index)가 고르게 되어 위험이 줄어든다.

 

LG 생활건가의 세발 자전거는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다.

 

둘째,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인수 비용이 합리적이었다. 음료는 기존 엘지생건의 사업과 결코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다. 유통망이 동일하기 때문에 인력운용 등에서 고정비 감소 효과가 있고 전체적으로 사업을 키워놓기에도 유리하다. 차 부회장 개인적으로도 M&A와 음료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많으니 큰 그림을 그리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이는 사업체를 파려는 자와 사려는 자의 합이 정말 잘 일치해서 서로가 좋을 수 있는 딜 구조인 것이다.

 

 

다음화는 엘지생건이 어떤 경영 비기로 코카콜라음료를 3배 이상 키울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 다룬다.